뭘 모를 때 나오는 창의성

아내가 이사 온 후부터 전구를 하나 바꿔달라고 부탁한 것이 있었습니다. 전구가 없길래 보다 작은 램프에서 전구를 빼서 임시로 깨워놓았다고 하더군요. 저전력 전구로 바꾸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불이 잘 들어오니, 그리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한 이주일정도 그렇게 잘 사용했습니다. 이사짐을 풀다가 여분의 전구가 나와서, 아내의 부탁을 들어주려 임시로 끼워놓은 전구를 뺐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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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했던 전구가 아니었습니다. 소켓이 일반 전구보다 작은 미니 전구에요. 제가 잘 못 알고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그럴 리가 없습니다. 바로 옆에 똑같은 전등 전구를 제가 몇일 전에 끼워서 기억을 합니다. 게다가 전구는 밑에서 위로 끼는 것이라, 이렇게 작은 전구를 끼울 수도 없을 뿐더러, 잠시 붙어있더도 금방 밑으로 떨어지게 되어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여보, 이 전구 맞아요? 이걸 끼웠어요?”, “네, 그냥 끼우니까 맞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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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의 일반전구가 맞는 전구입니다. 제 처는 오른쪽 전구를 정말 ‘창조적으로’, ‘용케’ 끼워서 이주일 잘 사용했던 것입니다. 보지도 않고 “그냥 끼웠더니 맞”더랩니다. 오른쪽 전구를 잘 살펴보니, 전구의 유리 몸통에 약간 금이 가 있습니다. 유리 몸통의 그 부분이 소켓에 맞아서 ‘절묘하게’ 붙어있었나 봅니다. 붙어있는 것을 그렇다 하더라도, 전기가 통해서 불을 잘 밝혀준 것 또한 기묘합니다. ^^

맞는 전구가 없으면 강가이버는 그냥 포기하는 것을 제 처는 이런저런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것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듭니다. 강가이버도 전구 소켓만큼이나 생각의 틀이 딱딱하게 굳어져 버렸구나, 문과 출신 아내라고 구박하면 안 되겠구나, 이가없으면 잇몸으로 하면 되는구나, … ^^ ‘창의성’은 간혹 ‘현실에 대한 무지’에서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강가이버가 배운 교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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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뭘 모를 때 나오는 창의성

  1. 더가까이 says:

    꿩대신 닭? 이 대신 잇몸?? ㅋㅋ

  2. Daniel Lee says:

    ha ha ha ! 에디슨같은 와이프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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