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손님 치를 준비를 한다고 아내와 함께 동양장에 갔습니다. 아내와 동양장을 같이 가는 것이 일상이 되는데는 결혼하고 20년정도가 걸린 것 같습니다. 낯익은 롯데 마트에서 이것저것 시식을 해보며 가는데 문득 어렸을 때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갔던 기억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아마 제가 국민학교 (초등학교) 4학년 정도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어머니 손을 붙잡고 시장을 이리저리 다니는데, “싸요. 하나 사세요.”,”아들네미 잘 생겼네”라고 하시는 시장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억척같은 시장 아주머니들 앞에서 주눅이 든 나머지 어머니 손을 꼭 잡고 어머니 뒤에서 졸졸 쫓아다녔었습니다. 그 때의 느낌이 문득 생생하게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저는 시장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시장 아주머니들이 무서웠어요. ^^ 어머니는 이것 저것 맛 보시면서 시장 아주머니들과 흥정을 하시고 장을 보셨는데, 저는 맛보기는 커녕 작은 저의 몸집만큼이나  마음도 움츠려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거 드시고 가세요.” 낯익은 롯데 마트의 시식 코너 앞을 지나는데, 갑자기 제가 국민학교 4학년생이고 그 분은 억척같은 시장 아주머니라는 착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맛있게 시식하기 보다는 피하고 싶은 (아내의 그늘 뒤로 숨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결국 아내 덕분에 시식은 할 수 있었습니다.

약 40년이 흘렀는데도, 시장에 가면 아직도 저는 어린아이가 되나 봅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피난처가 어머니 치마자락 뒤에서 아내의 그늘이 된 것이겠지요? 큰소리 치면서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시장에서 저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아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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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타임머신

  1. 아땅 says:

    시식은 마트 쇼핑의 꽃입니당!!^^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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