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이별

2년이 채 되지않는 짧은 시간 이곳에서 청년들을 잘 섬기셨던 한 그리스도인 가정이 새로운 사역지로 떠나셨습니다. 청년 사역을 담임 목사가 되기위한 디딤돌 정도로 생각하는 그릇된 풍조가 만연한 요즈음 세대에, “평생 청년들을 섬기며 살고 싶다”는 남다른 소망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이 지역에 오실 때 기억이 선합니다. 여러 한인 교회에서 청년 사역을 하시면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하셨던터라, 한인 교회 사역에 대한 부르심 자체를 고민하시는 중이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의 부탁을 (제 기억으로는 비공식적인 것을 포함하면) 두번이나 미안해 하시면서 거절을 하셨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으로 오시도록 강권하려고, 장원반점에서 만나 짜장면과 탕수육을 앞세워 자랑을 했습니다. ^^ 우리 교회가 가능성이 많다고, 우리 교회는 여느 교회와 다르다고, 새벽이 오고 있는 중이고, 곧 아침이 올 것 같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책임지기 어려운 말들을 했었습니다. 짜장면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저희 교회로 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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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귀한 기억과 흔적을 남기셨다고 생각합니다. 방황하던 청년들이 제 자리를 잡았고, 지쳐있었던 청년들이 힘을 얻었습니다. 목사님이 처음 오셨을 때, 청년들의 사기가 얼마나 떨어져 있었던지요… 아무도 목자와 리더를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리더들로 섬겨왔던 사람들 중에 여럿이 교회를 떠났고, 남아있는 사람들조차 남을 섬기기는 커녕 자신의 영적 생활도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매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목사님과 사모님께서는 푸시하거나 탓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사랑해주고 섬겨주셨습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하자고 할 때까지는 시키거나 지시하지 않고, 스스로 짐을 지셨습니다. 프로그램이나 말이 아닌 사랑하고 섬기는 모습으로 그리스도인의 진정성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진심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1년이 채 안되서 청년들은 목사님 가정의 사랑 안에서 회복되고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목사님의 지시를 따라 하는 수동적인 신앙생활이 아니라, 자발적인 능동적 신앙생활이 청년들 사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죽은 신앙생활이 아니라, 진정한 양육과 돌봄 중심의 살아있는 신앙생활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청년부만을 보자면 새벽이 오고, 아침이 도래한 것 같았습니다.

“인생에서 유일하게 예측 가능한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픽사 영화 ‘라타투이’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당대의 최고 음식 비평가 안톤 이고를 감동시킨 최고의 맛을 만들었지만, 주인공이 ‘쥐’라는 이유로, 결국 식당이 폐쇄될 때, 주인공 ‘레미’가 한 말입니다. “그들에게 요리솜씨는 상관이 없어. 내가 쥐라서…” 목사님께서 떠나시는 것이 교회의 다수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뜻밖의 예측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하지만, ‘라타투이’에서 처럼,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저희 교회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없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주적인 하나님 나라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잘 된 면도 있어 보입니다. 저희 교회보다 덜 유복한(?) 교회가 덕을 보게 되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름 받으신 청년 사역을 목사님께서 마음껏 하실 수 있는 상황이 되었구요. 그래서 마음 한켠은 아프지만, 기뻐할 이유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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